광고를 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전환 추적기간이라는 항목을 발견할 수 있다.

광고할 때 전환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당연한거 아닌가 싶다가 클릭 후 7일, 조회 후 1일 전환 기준 같은 의미심장한 문장에 한번 눈이 가면 찜찜하게 그게 뭘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떨쳐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런 이유때문에 이런 글도 찾아오셨을 것이다.

전환 추적기간이 중요한 이유

개인적으로 전환 추적기간은 디지털 광고하는 사람이 알고 있으면 무척 좋은 정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꽤 많은 사람들이 “난 광고 눌러서 물건 같은거 안사”, “난 광고 티나면 검색해서 따로 사”, “나는 광고 클릭해주면 돈 나가니까 나중에 집컴퓨터로 따로 사” 같은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감사하게도 모두 전환에 기여해주신 고객님들이다. 전에 함께 일하는 동료가 디지털마케팅에 대해 궁금함 반, 우월감 반으로 “난 디지털마케팅 같은거 안 믿어” 같은 얘길 하는 이유도 저런 이유였어서 아차! 그렇겠다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이 전환 추적기간이라는 기능(?)은 광고의 다양한 요소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utm을 잘 작성하고 유용하게 써먹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매일매일 꼬박꼬박 전환데이터 보고서를 써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등이 그렇다.(어차피 내일 또 달라져있으니까) 또 요새는 모델링된 전환 같이 새로 나온 개념들도 전환 추적기간과 관계가 깊다. (모델링된 전환에 완벽하게 정리된 글을 보시려면 여길 눌러주세요.) 더 깊이 따져보면 전환 추적기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디지털마케팅 시장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전환 추적기간이 이토록 중요한건 사람에게 하는 광고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도 결정을 미루거나 딴 짓을 한다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어차피 사야할 물건인데 변하지도 않을 카드값을 계산해보며 하루 이틀 결제를 미룬다거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버스가 도착해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전화가 와서 등등 수백만가지의 이유로 깜빡하고 구매를 잊는 등 변수가 무지 많은게 사람이다. 전환 추적기간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탄생했다. 그럼 전환 추적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은 것 아닌가? 페이스북의 전환 추적기간 설정화면페이스북의 전환 추적기간 설정화면

전환 추적기간은 왜 7일일까?

현재 페이스북 광고나 구글 광고, 혹은 앱스플라이어 같은 광고 관련 매체의 전환 추적기간 기본값은 7일이다. 내가 써보지 않은 다른 매체나 툴도 다 7일일거라 확신한다. 왜 7일일까? 전환 추적기간이 7일인 이유는 바로 Apple의 퍼스트 파티 쿠키 데이터의 만료 기간이 7일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Apple이라기보다 Apple의 브라우저 엔진인 Webkit의 정책 때문이다. 아! 그렇다! 이것도 유럽의 일반데이터 보호법이 쏘아올린 작은 공의 효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들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이렇게 변했을 얘기들이다. 참고로 이 정책은 Apple Webkit의 ITP(Intelligent Tracking Prevention)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기억해야할 항목은 아래와 같다.

  • 교차 사이트 추적 금지
  • 3rd party cookie 세션 종료시 삭제
  • 1st party cookie 7일간 저장 후 삭제
  • 쿼리 파라미터가 있는 url은 쿠키 저장하지 않음
  • 리퍼러 링크 다운그레이드

이런 멋지고 중요한 퍼포먼스마케팅의 종말에 대해 정리한 글을 추천한다. 여길 눌러 들어가보시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전세계 모든 디바이스 점유율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Apple의 화끈한 결정으로 인해 누군가는 기준을 맞춰야 했다. 특히 어느 샌가 “우리는 너의 소중한 개인 정보를 지켜줄거야” 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Apple에게 소비자는 신뢰를 더해가니 구글(Chrome)이라고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특정 유저의 client ID 같은 쿠키 정보를 7일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니 광고 매체는 쿠키에 저장된 Session 정보나 사용자 정보가 없이 추후 행동을 기록할 수 없게 되었고, 다 같이 클릭 후 7일 전환 추적하자는 슬픈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적정 전환 추적기간은 어떻게 할까?

아직 위에 했던 질문에 답이 되지 않았으니 다시 질문을 떠올려봅시다. 전환 추적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은 것인가? 7일이 한계니까 7일이 최대치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성급하다. 현재 페이스북은 1일 아니면 7일 밖에 설정할 수 없지만, 구글의 경우 30, 60, 90일까지도 가능하다. 구글이기 때문에 그렇다. 힘이 있어야 한다. 페이스북은 힘이 약하다. 그럼 구글에서는 90일 늘려놓으면 좋은 것일까? 그것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마케터는 배워야 할 것이 끊이지 않는다. 좀만 더 배워보자.

결론적으로 적정 전환 추적기간은 비즈니스의 형태와 어떤 전환인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손톱깎이를 팔고, 당신은 플스5를 팔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사용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정도의 깊이는 완전 다를 것이다. 플스5를 사기 위해서는 플스5의 가격과 배치할 위치, 그리고 우리집 TV가 UHD지원모델인지 확인한다던가 가족구성원의 동의를 얻어야 할 수도 있다. 슬픈 이야기지만 구매를 즉각 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적어도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여건을 만족시킬 여러 준비를 해야한다. 이런식으로 비즈니스의 유형에 따라 전환 추적기간은 변한다. 손톱깎이의 전환은 7일도 아깝다. 2일 이내 혹은 1일이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플스5는 30일도 부족하다. 나는 지금 8개월 째 망설이고 있으니 전환 추적기간이 240일이 되어도 날 추적할 수 없다. 240일 전에 봤던 한 광고(플스5의..)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 전환을 꼬득이고 있다면 이걸 전환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회사와 마케터는 이 부분을 주목하여 적정 추적기간을 설정해보자.

또 전환은 구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원가입도 있고, 어떤 비즈니스는 문의 상담 요청일 수도 있다. 오박사님의 금쪽이 상담을 받고 싶어서 문의상담 페이지까지 진입한 어떤 어머님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봐 문의상담 제출 직전에 몇 번이나 미룰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전환 추적기간은 해당 전환이 어떤 전환인지, 그리고 비즈니스가 전환까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에 따라 다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추천하는 방식은 구글 기준 넉넉하게 30일 정도 전환 추적기간을 설정해놓고, 해당 전환이 75~90% 정도 발생하는 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귀찮다면 그냥 7일로 맞춰놓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어차피 페이스북이랑 구글 광고를 같이 돌리는 마케터라면 페북과 구글을 차별할 수는 없다. 거의 똑같은 소재와 메세지를 던지는 캠페인들일텐데 페북은 7일로 잡고 구글은 30일로 잡으면 광고 매체 차별이지 않나. 아무튼 처음 쓰려고 했던 것보다는 긴 이야기가 되버렸지만, 사실 이런 사실을 알던 모르던 기본값인 7일 고정으로 두었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어쨌든 이제 이유는 알았으니 기부니가 좋을 수 있다. 페이스북의 전환 추적기간 설정 예시페이스북의 전환 추적기간 설정 예시

트래킹 툴의 적정 전환 추적기간은?

그럼 광고매체는 그렇다 치고, 앱스플라이어의 이벤트 포스트백이나 GA4 쓰는 사람들은 전환 추적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 결론적으로 적정 전환 추적기간은 비즈니스의 형태와 어떤 전환인지에 따라 다르다. 위 내용들과 아주 동일한 이유로 동일한 답변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전환 추적기간보다 더 중요한게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전환이다. 전환 세팅을 잘 해놔야 추적기간동안 뭘 추적이라도 할텐데, 비즈니스마다 전환이라는 단어를 해석하는 방식에 차이가 꽤 있다. 전환 세팅을 잘 해야하니까 다음에는 전환에 대한 글도 써야겠다.

오늘의 요약

전환 추적기간

  1. 전환 추적기간은 사람들이 딴 짓을 하거나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와도 전환 기여를 인정하게 한다.
  2. 애플 쿠키 데이터 만료가 되는 기준일 7일에 맞춰 전환 추적기간이 통일되었다.
  3. 구글은 90일 이내에서 전환 추적기간 설정이 가능하다.
  4. 적절한 전환 추적기간은 각 비즈니스 별로 다르다.
  5. 전환 추적기간 설정보다 전환을 잘 설정하는게 더 중요하다